아미골의 귀엽고 사랑스러운 강아지 오스트랄로피테쿠스와 주인공 민수와 용찬이가 강아지 실종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을 흥미진진하게 펼쳐지고 이 셋의 우정을 그린 어린이동화입니다. 흥미진진한 줄거리에 작가의 유머러스한 필체가 더해져서 재미있게 읽은 책입니다.
아미골 강아지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실종 사건 책 및 작가소개
192쪽 분량의 어린이 문학이며 이선주 작가의 작품입니다. 책을 읽으면서 중간중간 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는 유머러스한 작가의 생각과 필체에 다른 작품이 더 궁금해질 정도였습니다. 길을 읽은 강아지가 걱정되어 발걸음을 멈춘 경험에서 영감이 이어져 이 책을 쓰게 됐다고 합니다. 이 작가의 책 '창밖의 아이들'은 제5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생 대상을 수상했고 이외에도 '할머니와 나의 이어달리기', '그냥 베티', '맹탐정 고민 상담소' 시리즈 등을 펴냈습니다.
이 책의 스토리를 더 빛나게 해주는 그림은 정인하 작가님이 그려주셨는데 이야기를 읽으면서 이 책에 꼭 그림을 그리고 싶다고 생각하셨다고 합니다. 뭔가 투박한 듯 보이는데 민수, 용찬 그리고 강아지와의 에피소드를 한 장 한 장의 그림들을 따뜻하고 아름답게 담아냈습니다.
줄거리와 주인공
주인공 민수는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나만의 이름을 갖고 싶어 했는데 현실에서는 큰 민수, 작은 민수, 중간 민수 중 작은 민수에 속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민수 앞에 어느 날 찾아온 친구 강아지에게 하나뿐인 이름, 한번 들으면 잊을 수 없는 이름을 지어주고 싶은 민수는 오스트랄로피테쿠스라는 특이한 이름을 짓기에 성공합니다. 그리고 몸은 약해서 뛰는 것을 조심해야 하지만 용감한 아이인 용찬이는 민수와 멋진 우정을 나누는 주인공입니다.
어느 날 아미골에 나타난 강아지를 키우고 싶은 민수지만 민수의 세 쌍둥이 동생 진, 선, 미를 키우며 힘들어하는 엄마가 허락할리가 없습니다. 강아지와 민수는 아미골 이곳저곳을 누비며 돌아다니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민수의 친구 용찬이도 오스트랄로피테쿠스를 만나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아지며 셋의 우정을 쌓아갑니다.
용찬이는 민수의 유일한 친구로 평소에 심장이 좋지 않아 뛰는데도 주의가 필요하고 학교의 외부활동에 빠져야만 했습니다. 동물원에 가는 현장학습에 민수는 용찬이와 같이 가기 위해서 허락을 받기 위한 비법을 전수해 주는 장면이 참 재미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집을 나가란 쪽지를 쓰라면서 엄마가 찾기 쉬운 곳에 놓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런 둘의 마음을 알았는지 민수와 용찬이는 함께 동물원 현장학습에 가게 되고 갑자기 용찬이가 숨이 가빠져서 병원으로 옮겨지게 됐습니다. 민수는 미안한 마음에 눈물을 꾹 참으며 힘든 시간을 보내는 동안 그 곁에 오스트랄로피테쿠스가 함께 해줍니다.
그러던 어느 날 마을에서 강아지가 보이지 않습니다. 동네 구석구석 찾아보고 벽보를 붙이는 등 노력을 기울였지만 끝내 찾을 수 없었고 할 수 있는 일은 슬픔과 그리움을 느끼다가 체념하는 것이었습니다.
용찬이가 우연히 보게 된 사진에서 강아지가 동물원에 있을 거라는 추정을 갖고 둘은 무작정 동물원으로 향하고 결국 거기에 있는 강아지 친구를 만납니다. 민수와 용찬은 구출 작전을 펴고 셋이 신나게 도망치는 장면은 저도 같이 바람을 가르며 달리는 듯했습니다. 결국 작전은 실패로 돌아갔지만 매주 동물원에 가서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얻습니다.
책 읽고 느낀 감상문
저는 이름이 흔한 이름이라 민수가 하나뿐인 이름을 정하고 싶은 마음이 너무나 이해가 됐었습니다.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정말 신선하고 재미있는 이름을 지은 작가님의 생각이 돋보였습니다. 민수가 용찬이와 동물원에 같이 가고 싶은 마음에 엄마한테 집을 나가겠다고 쪽지를 쓰고 나오라는 작전을 알려주는 모습에서는 웃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엄마가 잘 찾는데 놔야 쉽게 찾을 수 있다는 그 말이 상황은 심각한데 거기에서도 핵심을 놓치지 않는 모습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동물원에서 마냥 신기해하는 게 아니라 사자를 너무 불쌍했다고 말하는 용찬이를 보면서 저도 언젠가부터는 해온 비슷한 생각의 물결 속으로 던져졌습니다. 사람들이 보기 위해서 만들어진 동물원 그 공간에서 있는 동물들이 안타깝다는 생각, 물론 동물들을 지극 정성으로 보살피고 교감을 나누는 사육사 분들이 계시지만 동물들이 갇혀 있다는 생각을 해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
배추할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죽음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민수를 보며 용찬이가 했던 말 '슬플지도 몰라, 네가 모를 뿐이지'(65쪽), 어쩌면 슬픔은 천천히 다가올 수도 있는 것이니까요. 그리고 실종된 오스트랄로피테쿠스를 찾는 벽보에 전화번호가 없었다는 설정은 안타까움 속 웃음을 짓게 만듭니다. 민수와 용찬이가 동물원에 가서 강아지를 구하기 위해서 두근거리는 장면들과 셋이 신나게 동물원 내리막길을 내려오는 장면에서는 저도 같이 달리고 있는 기분이었습니다. 다른 동물들도 우리를 바라보며 같이 뛰고 있는 것 같다는 표현에서 동물원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던져주고 있습니다. 결국 관리자분께 잡히게 되지만 셋이서 펼쳤던 우정의 힘과 용기, 그리고 잊을 수 없는 그날의 추억은 어른이 되어서도 기억에 남을 테지요. 매주 동물원에 가기로 한 약속은 민수가 좋아하게 된 여자친구와 아이스크림을 먹으러 가기기 위해 다다음주로 미루는 모습에서도 웃음이 나옵니다. '용찬이 저 녀석은 꼭 떼어 내야 해. 우정도 중요하지만, 사랑은 타이밍이니까'(187쪽) 란 대사는 정말 재미있고 귀엽습니다.
186쪽 인생에 대해서 생각하기 딱 좋은 나이 열네 살, 영원한 우정이 소중한 게 아니라 우정을 나눈 시간이 소중한 것이라는 표현이 아미골 강아지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실종사건의 핵심 메시지가 아닐까 싶습니다. 어른이 된 저에게도 어떤 관계가 이어지지 못함에 대해 생각하는 대신 그 관계동안 충실했고 행복했던 시간들이 소중한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끝으로 식탁의 엄마의 믹스커피를 뺏어 먹은 듯한 짜릿함, 오스트랄로피테쿠스의 털 개수만큼 감사드린다는 등의 재미와 재치가 있는 작가의 표현력에 책 읽는 동안 즐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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