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 이야기

모두 웃는 장례식 홍민정 장편동화 리뷰

by 나오름 2023. 9. 20.
반응형

모두 웃는 장례식은 홍민정 작가의 장편동화로 죽음에 대한 이야기와 생전 장례식이라는 주제로 현실적인 이별 문화에 대해 아름답게 다루고 있는 책입니다. 

 

모두 웃는 장례식 홍민정 장편동화
모두 웃는 장례식 홍민정 장편동화

 


모두 웃는 장례식 줄거리


차윤서의 할머니는 시장에서 한복집을 운영하시면서 사 남매를 키워오셨습니다. 할머니는 암에 걸려 몇 해를 고생하셨는데 돌아오는 생일에 생전 장례식을 하신다고 합니다. 생전 장례식을 실제로 진행한다고 생각을 받아들이는 데 있어서 가족들의 생각차이가 있었지만 할머니가 돌아가시기 전에 생일날 모이기로 합니다.

 

윤서는 아빠와 할머니와 지내며 이번주 토요일 엄마가 회사 파견으로 가 있는 중국으로 가려고 했었습니다. 처음에는 가고 싶어 했지만 할머니의 생전 장례식 진행과 할머니 간호, 힘들어하는 아빠의 곁을 지키며 할머니와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차윤서의 친구 혜원이와 승준이는 자신의 일처럼 같이 고민해주고 무엇을 하면 좋을지 의견을 나누고 적극적으로 함께 합니다. 할머니가 일하셨던 시장의 풍경과 할머니와 함께 일하신 분들, 가족들의 인사말을 동영상으로 찍고 만들면서 생일날 추억과 감동을 선물해 주게 됩니다. 

 

생전 장례식을 치루기까지 가족들이 그것을 받아들이고 준비하는 과정, 가족들과 주변 지인분들이 모여 슬프면서도 아름다운 생일날을 보내게 됩니다. 

 

느낀 점

 

'죽은 뒤에 몰려와서 울고불고한들 무슨 소용이야? 살아있을 때 한번 더 보는 게 낫지' 할머니 말씀과  '살아 있을 때 장례식을 하면 보고 싶었던 사람을 만나고 싶었던 사람을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친구 혜원이의 말이 

'모두 웃는 장례식'을 표현해 주는 말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죽은 뒤에 누가 왔는지도 모르고 보고 싶었던 사람이 온들 무슨 소용이냐는 표현이 정말 공감하고 현실적인 발상이었습니다. 

 

멀리 외국에 이민 가 있는 큰아빠가 생일날 계획을 듣고 오기를 망설이는 부분에서 윤서는 '장례식이었으면 고민 없이 갔을 텐데 왜 지금은 고민할까'라고 생각합니다. 연락해야지 하다가 미뤘는데 장례식에 인사하러 가게 된 경우가 떠올랐습니다. 

 

돌아가신 후에 장례식장에라도 가서 도리를 다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인사를 장례식장에서 하게 되는 경우가 없도록 해야겠다는 생각과 주변분들을 떠올리게 됐습니다. 

윤서 아빠가 잠든 할머니 곁에서 내가 너무 늦은 게 아닌가라고 안타까움과 후회를 전하는 부분에서  '부모는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말이 생각이 납니다. 

 

윤서의 고모는 반찬가게를 운영하며 음식 솜씨가 매우 뛰어나고 윤서의 아빠와 윤서, 할머니를 살뜰히 보살펴 줍니다. 할머니 병세가 악화되거나 의견의 충돌이 예상되는 등 힘든 순간에 고모가 맛있고 든든한 음식으로 가족들을 챙기는 모습에서 '정성스럽게 만든 음식이 주는 힘과 에너지'가 전해졌습니다. 새삼스럽게 음식은 단순히 허기를 채우는 에너지원 이상임을, 속과 마음을 든든하고 단단히 채워줄 수도 있는 정성과 사랑임을 느낍니다.  

 

어차피 없어질 몸인데 수의나 관도 싼 거로 하라는 할머니의 말씀은 평소 개인적인 생각과 같은 부분이어서 더욱더 공감이 갔습니다. 자식 된 도리로서 가시는 길에 뭔가 좋은 것들로 해야 한다는 강박과 남들의 눈을 의식하면서 준비한 장례식의 모습들이 있지 않을까. 


내가 보고 싶은 사람들 고마움과 미안함을 표시하는 시간을 갖을 수 있는 소중한 생전 장례식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이르렀습니다. 신문 광고를 통해 할머니에게 감사함을 표하러 온 후배의 스토리에서는 감동과 눈물이 밀려왔습니다. 할머니의 신문 광고와 생일날 잔치 같은 장례식이 없었더라면 그 후배는 얼마나 후회하고 안타까워했을까요

언제인가부터 가족들 친척들은 각자 삶이 바쁘기도 하고 나의 가족들과의 시간을 더 소중히 하면서 결혼식, 장례식, 명절 등 큰 행사가 있어야 모일 수 있게 되는지도 모릅니다. 할머니를 중심으로 가족들이 모일 수 있었고 할머니는 바로 이 유대감을 선물하고 가시려고 한 것 같습니다. 

 

이 장편동화의 끝 부분의  '내가 행복해지는 쪽으로 선택해야 한다'는 윤서의 말은 아빠의 꿈과 엄마의 선택을 존중하고 응원함을 담고 있는 듯합니다.  

 

할머니가 선물해 주신 '색동이'는 할머니의 사랑을 오롯이 추억할 수 있는 소중함이 될 것입니다. 

 

 

 

반응형